𝐏𝐞𝐭𝐭𝐲 𝐉𝐞𝐚𝐥𝐨𝐮𝐬𝐢𝐞𝐬

* 유엘쓰 의 드림주 레이시 스칼렛과의 관계를 풀어놓은 서사입니다. 

1943년을 배경으로 한, 아래의 글 이후 시점을 풀어놓은 글입니다.

유엘쓰 씨 글 바로 가기 >  https://glph.to/q6792f (© Dream_Gareden)

 

Petty Jealousies

Laicy Scarlet X Melissa Kallen

 

 

 얼마나 지났을까. 레이시 스칼렛의 심장박동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애니마구스 상태로 금지된 숲을 천천히 나오고 있었다. 누군가에게 들켜서는 안 되었다. 그랬다간, 두 사람의 결말을 보지도 못하고 퇴학당할 수도 있으니. 아, 오히려 그 편이 나으려나. 레이시가 호흡을 가다듬었다. 고요한 숲에 그녀의 숨 쉬는 소리만이 숲을 가득 채웠다.
 
 숲에서 조금 떨어진 검은 호수, 그리고 그 아래 모여있는 몇 그루의 나무. 그 아래에는 아브락사스 말포이가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 지금 자신이 좋아하는 - 가만 보니, 이 자식도 멜리사 칼렌을 좋아했다. - 여인이 다른 사람들 앞에서 어떻게 평가되고 있는 줄 알기나 할까. 레이시는 밑 입술을 깨물었다. 멍청한 자식. 뭐가 저렇게 태연해. 지금 그렇게 여유 부리고 있을 때가 아닐 텐데. 아브락사스 말포이에게로 향하며 그에게 속으로 제 울분을 토했다.
 
 속으로 곱씹으며 걸어온 레이시의 속마음을 알기라도 하는지, 아브락사스는 시선을 여전히 책에 두고 있었지만, 그녀의 인기척에 놀라지 않았다. 그저, 제 옆에 보이는 발에 또 레이시 스칼렛인가 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툭. 레이시가 아브락사스의 발을 건드렸다. 아브락사스는 이내 그녀의 투덜거림에 응했다. 
 
 왜. 그가 올려다본 그곳에는 입술을 짓 이기고 있는 레이시가 있었다. 아브락사스가 인상을 찡그렸다. 뭐 해. 레이시의 입술에 조심스럽게 손을 댔다. 레이시가 신경질적으로 그의 손을 뿌리치고는 고개를 돌렸다. 그녀의 입술을 여전히 제 분에 못 이겨 괴롭히고 있었다. 그녀의 입술에 흉터가 남을 것도 뻔히 아는 애가 이러는 것엔 이유가 있겠지. 아브락사스가 한숨을 쉬었다. 레이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맺혔다. 분노에 가득 찬 눈으로 호수만 응시하면서.
 
 아브락사스는 레이시가 제 앞에서 이런 모습을 보이기 싫어하는 사람이라는 걸 이미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제 자신이 눈물을 닦아준다면 영영 용서하지 않을 사람인 것도 알고 있었다. 아브락사스가 표정을 굳히고는 다시 나무 그늘 아래 앉았다. 읽던 책의 페이지를 다시 넘겼다. 평소처럼 구는 것이 레이시에게 해 줄 수 있는 최선의 위로였다. 
 
 “…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알고, 여기 이러고 있어?”
“내가 그런 것도 신경 써야 하나.”
 
 뭐 때문인가 했더니. 별로 쓰잘데기 없는 소문이라도 들었나 보군. 레이시의 목소리에도 굴하지 않는 듯 책을 다음 페이지로 넘겼다.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표정으로 일관된 아브락사스에 레이시는 괜히 그가 얄미웠다. 세상에 관심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사람처럼 굴어서. 같은 상황에 처해도 나처럼 도망가지 않을 것 같아서. 그런 아브락사스가 죽도록 미웠다.
 
“알파드 블랙이 멜리사 칼렌을 좋아해.”
 
 차분함을 잃지 않았던 아브락사스의 눈이 아주 잠시, 갈 곳을 잃었다. 아브락사스가 침을 삼켰다. 그게 뭐. 그는 다시 차분함을 되찾았다. 시선은 여전히 그의 책을 향해 있었다. 레이시가 그의 손에 있던 책을 뺏어 들었다. 표정을 잔뜩 일그러트린 채로.
 
“그게 뭐라니. 알파드 블랙이 멜리사 칼렌을….”
“나 귀 안 먹었어.”
 
 멜, 멜리사, 멜리사 칼렌. 네가 뭔데 그 이름을 입에 올려. 그녀에게 무언의 경고를 하는 듯한 아브락사스의 모습은 그녀의 입을 막았다. 그녀의 입에서 나오는 멜리사의 이름은 아브락사스의 신경을 긁기 충분했다. 레이시가 다시 제 입술을 꾹 깨물었다. 다 알고 있었다는 듯이 굴지 마, 말포이. 그녀의 눈빛이 꼭 그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조심해, 말포이.”
 
“그러다가 알파드한테 뺏기겠어.”
 
 아브락사스가 이를 꽉 깨물었다. 아브락사스는 그녀를 향해 입가에 호선을 그렸다. 그건 네가 걱정할 만한 게 아니지, 스칼렛. 아브락사스의 입가에 있던 미소가 이내 다시 사라졌다. 책에서 그녀에게 시선을 옮긴 건 이미 오래전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