𝐃𝐞𝐟𝐢𝐧𝐢𝐭𝐢𝐨𝐧 𝐨𝐟 𝐒𝐞𝐜𝐫𝐞𝐭

* 신디 님의 2차 캐릭터 크리스티나 레이븐스와의 관계를 풀어놓은 서사입니다.
신디 님 (@sindy_buddies_) / 2023. 11. 27

 

 

𝐃𝐞𝐟𝐢𝐧𝐢𝐭𝐢𝐨𝐧 𝐨𝐟 𝐒𝐞𝐜𝐫𝐞𝐭

Christina Ravens X Melissa Kallen

 
© 신디 님 (sindy_buddies_)

 

“멜, 혹시 무슨 일 있어?”

 

크리스티나가 제 앞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멜리사를 빤히 바라보다 물었다. 조금은 뜬금없는 질문이었지만 그녀는 전혀 개의치 않아 보였다. 오히려 더더욱 앞에 있는 소녀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티나, 갑자기 무슨 말이야?”

“아니, 그냥. 분위기가 조금 바뀐 것 같아서.”

 

 의도를 전혀 모르겠다는 제 친구의 표정에 크리스티나가 시선을 거두며 말했다. 아무래도 달라진 것 같은데. 그녀가 뜬금없게도 그런 질문을 하게 된 것에는 작은 확신이 있었다. 멜리사가 달라졌다. 정확하게는 멜리사의 반응이 달라졌다. 평소 눈치가 빨랐던 크리스티나는 먼저 나서서 말하지 않아도 느끼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누구에게나 사랑스러운 웃음 -크리스티나의 시점임을 명심하자.- 을 지어 보이며 평정심을 유지하던 멜리사가 특정한 인물 앞에서는 그 평정심을 잃어버릴 때가 종종 있었으니, 어찌 눈치채지 못할까. 며칠 전부터였다. 누군가의 시선이 멜리사에게 머물고, 그 시선을 느낀 멜리사가 당황하며 시선을 피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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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 요즘 관심 가는 사람 있어?”

 

 크리스티나가 시선을 어느 한 곳으로 고정한 채 물었다. 마치 일부러 누군가 듣기 바라는 듯 직설적인 질문에 멜리사는 당황하고 말았다. 제 친구가 오늘따라 왜 이러나 싶은 와중에 소파에 앉아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는 긴 금발의 남학생이 눈에 들어왔다. 그 시선을 놓치지 않은 크리스티나가 입꼬리를 슬쩍 올려 미소 지었다. ‘오호라’ 마치 새로운 놀잇감을 찾은 고양이처럼 장난기 가득 담긴 눈동자로 애써 신경 쓰지 않은 척하는 남학생과 민망한지 목덜미가 조금 붉어진 제 친구를 번갈아 보던 크리스티나는 모든 것을 이해하고 말았다. 괜스레 장난치고 싶어진 크리스티나가 멜리사의 옆자리로 자리를 옮겼다. -아브락사스의 시선이 그런 자신과 멜리사에게 향했었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멜리사, 책 어디까지 읽었어?”

 

 자연스럽게 제 어깨에 기대 묻는 티나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어 주던 멜리사가 책 끝을 만지작거렸다. 그와 같은 곳에 있다는 것을 자각한 이후로는 제게 닿는 그의 시선이 너무나도 선명히 느껴졌기 때문에 도저히 책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결국 마저 읽는 것은 힘들겠다고 생각한 그녀가 작은 한숨을 내쉬고는 책을 덮었다. 본격적으로 멜리사에게 어리광을 피우기 시작한 크리스티나가 능청스럽게 말했다.

 

“우리 멜을 누가 데려가려나, 이렇게 예쁘고 사랑스러운데. 그때 되면 어떻게 보내지?”

“누가 데려간다니… 난 어디에도 안 갈 거야, 티나.”

 

 말은 그렇게 했지만 어쩐지 멜리사의 시선은 아브락사스를 향했다. 그러다 금방 고개를 저으며 시선을 거두었다, 마치 의도하지 않은 듯 실수였다는 듯이. 분명 자각하지 못한 듯한 멜리사의 모습에 크리스티나는 아주 잠깐이지만 말포이가 불쌍해졌다. 제게도 느껴질 정도로 관심을 갈구하는 그에 비해 묘한 감정이 있음에도 전혀 자각하지 못한 순수한 공주님을 보고 있자니 갈 길이 멀었구나 하는 생각마저 들 지경이었다. -그러나 먼저 말해줄 마음은 전혀 없었다. 티나가 느끼기엔 멜이 너무 아까웠기에.-

크리스티나가 둘을 보며 측은지심을 느끼고 있을 때, 말포이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서서히 가까워지는가 했더니 이제는 둘의 앞, 정확히는 멜리사의 앞에 섰다.

 

“칼릭스, 잠시 멜리사와 대화를 해도 될까.”

“그래, 뭐. 얼마든지.”

 

 제게 양해를 구하고 멜리사를 데려가는 말포이의 모습이 조금 웃기면서도 부러운지 크리스티나가 소파 등받이에 누워 생각에 잠겼다. 사랑이 뭘까. 그게 뭐길래 다들 열정적으로 원하는 거지. 아무 책이나 얼굴에 덮고 조용한 사색에 잠겨있던 그녀를 다시 깨운 것은 금방 돌아온 멜리사의 목소리였다.

 

“티나, 왜 그러고 있어?”

“금방 왔네? 별 얘기는 아니었나 봐.”

 

 얼굴 위에 책을 내려주는 멜리사에게 싱긋 웃어 보인 크리스티나는 어딘가 밝아진 그녀의 모습에 고개를 갸웃했다. 무슨 기분 좋은 대화라도 한 것일까, 하는 순수한 호기심에 물어보려다가도 제 변화를 알아채지 못한 듯이 따라 고개를 갸웃거리는 그녀의 모습에 그저 웃었다. 그런 크리스티나가 오늘따라 이상했는지 멜리사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크리스티나의 손을 맞잡았다.

 

“나한테 뭐 숨기는 거 있어, 티나?”

“아-니. 없어. 그냥 멜이 너무 귀여워서. 그래서 웃었어.”

 

 진심 가득 담긴 물음에 크리스티나는 어쩐지 웃음을 숨길 수가 없었다. 아직 이리도 사랑스럽고 순수한 제 친구가 그저 좋았다. 걱정말라는 듯 고개를 저으며 멜리사의 손을 꼭 잡고 맑게 웃어 보이는 크리스티나는 다시 한번 다짐했다. 아직은 알려주기 이르다고. 아니 사실을 제가 아직은 알려주고 싶지 않다고, 말포이에게 내어주기엔 우리 멜이 너무 아깝다고. 다시 한번 생각했다.

- 네가 네 마음을 자각하게 되면, 그때 알려줄게. 그렇지만, 지금은 내 친구로만 남아 있어 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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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indy  님의 자캐 크리스티나 레이븐스와의 관계를 풀어놓은 서사로 (크리스티나 시점), 신디 님께서 생일 선물로 전달해 주셨습니다.